◀앵커▶
지난 2019년 11월 세상을 떠난 부산경남경마공원 문중원 기수의 유서입니다.
평소 마사회 간부에게 잘 보이는 조교사만 골라 먼저 마방을 주는 이른바 '마방 개업심사 비리' 때문에 겪었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문중원 기수가 죽음으로 폭로한 이 유서로 경찰수사 선상에 오른 사람은 모두 6명.
이 4명의 조교사 가운데 1명이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조교사의 자살로 비게 된 마방을 마사회는 또 다시 미리 지정해둔 조교사로 채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는 마방 개업심사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기였고 마방의 새 주인 역시 피의자 신분이었습니다.
현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9년, 부산경남경마공원 경마처장이던 김모 씨는 '예비제도' 명목으로 마방을 줄 조교사를 미리 지정했습니다.
금품을 받고 평소 친분을 쌓아온 A씨가 우선순위.
퇴직자의 빈 마방이 생기는 이듬해 6월로 시점까지 못박았습니다.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관계자(음변)
"규정화된 그런 제도는 아니고요. 선발계획에 따라 방침을 받고 시행하는 사항이거든요. 운영상황에 따라서.. 2007년도에 예비합격을 두었고 그 이후에 쭉 없다가 2019년도에 (또 시행한 것입니다.)"
조교사 면허를 따고도 개업심사에서 마방을 받지 못한 문중원 기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남긴 유서에는 개업심사를 둘러싼 경마장 비리가 담긴 채였습니다.
오은주 / 故 문중원기수 아내
"결과는 소문대로 다 그렇게 돼버리더라고요. (남편이) 굉장히고통스러워했고 충격을 받았고..가족들한테는 안심시켰지만 '죽을 만큼의 고통이었구나'라고 그때 느꼈죠. 되게 미안했어요, 진짜로."
문중원 기수의 죽음 넉 달 뒤, 이번엔 조교사 B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유서에 적시된 마방 비리에 대해 경찰수사가 시작된 직후였고, 경마처장 김씨를 포함해 조교사 4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받던 중이었습니다.
B씨의 사망으로 마방도 1곳 비게 된 상황.
한국마사회는 이 마방을 내정자로 지정해둔 조교사 A씨에게 곧바로 넘겨줬습니다.
경찰 수사가 한창 진행중인 와중에 비리 의혹을 받는 피의자들끼리 마방 뒷거래를 그대로 이어간 겁니다.
고광용 /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장
"그 당시 피의자 신분인, 그 당시 조교사 면허는 갖고 있는 예비합격자였죠. B 조교사가 죽으면서 일주일도 안돼서 바로 그 자리에 A 조교사를 앉히더라고요. 이건 유족을 두 번 죽이는 것이고 노동조합과 모든 노동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저희는 판단을 했고요."
지난달 경마처장 김씨와 조교사 A씨 등 모두 3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11월 개업심사 제도를 폐지하고 공정한 순번제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도 개선 이후, 마방을 새로 받은 조교사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습니다.
MBC 뉴스 현지호입니다.
故 문중원 죽음 이후 또다시 '검은뒷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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