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ＡＮＣ▶

부마항쟁은 대학생이 시작하고,
시민들이 가세한 \′대중시위\′의 기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꼭 기억해야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강의 기적\′뒤에 숨겨진 노동자들,

부마항쟁의 기폭제가 됐 던
스물둘 어린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입니다.

참혹했던 노동착취,
그리고 부마항쟁을 목격한
한 노동자의 일기를 공개합니다.

부마항쟁 기획보도 황재실 기잡니다.

◀ＶＣＲ▶

◀ＳＹＮ▶마산 한일합섬 준공식(67년)
"박정희 대통령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의해 마산 한일합섬이 오늘 준공됐습니다"

60년대 개발독재는
농촌의 어린 여성노동력을
\′공장\′으로 빨아들였습니다.

◀ＩＮＴ▶(전)한일합섬 도급노동자
"장충체육관같은곳에 수천 수백명을..일주일씩 목욕도 안시키고 먹고재우고..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아주 끔찍해.."

70년대 들어 임금체불과 폐업을 일삼는
봉제공장, 가발공장들이 속출했습니다.

가발공장 YH무역에 다니던 김경숙의 일기.

<78.3.16>
하루 14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어린 노동자의
고된 하루가 담겨있습니다.

<78.3.17>
코피를 쏟고 정신이 나가도록
공장 기계처럼 돌려지던 청춘.

김경숙 또래의 노동착취는 어디나 있었습니다.

부산 삼화고무에 다니던 추송례의 일기.

<79.4.12>
지독한 고무냄새에 먹은 밥을 계속 토해내는
동료.

<79.6.22>
온몸에 열이 끓어도 울면서 일해야 하는 일상.

<79.6.29.30>
코피를 너무 쏟아 백짓장으로 변한
너와 나의 얼굴..

◀ＩＮＴ▶추송례
"노예같은 삶..수많은 기계의 작은 부속품 취급을 받았던 거죠.."

공장에 갇힌 어린 여공들의 삶이었습니다.

그 79년 여름 끝자락에 YH무역 김경숙이
경찰진압작전에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은 부마항쟁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79.10.17>
"온 시민과 합세하여
경찰서 파출소 할것 없이 쑥밭을 만들었다.
정말 온 시민이 이처럼 열광적으로
그 어떤 것을 갈망하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ＩＮＴ▶추송례
"아..진짜 이제 세상이 바뀌려나보다.. 기대가 되고. 어찌나 마음이 벅차던지..."

민주화운동의 서막을 연 부마항쟁은 그러나,
뿌리깊은 노동착취를 당장 개선하지는
못했습니다. MBC뉴스 황재실입니다.
◀ＥＮ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