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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사회

'위기학생' 지정됐는데... 못 막은 학생회장의 비극

◀앵커▶

한 학생이 3년간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학생의 일기장에는
몇년 전 한 교사의 괴롭힘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이 발견됐습니다.

괴롭힘을 호소한 당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학교가 위기학생으로 지정했지만,
비극을 막진 못했습니다.

김유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2학년 17살 A양은 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족이 최근 확인한 A양의 휴대전화에는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지난 3년간의 과정이
기록돼 있었습니다.

3년전, 작성된 메모.

"처음 극단적 시도를 하게 됐던 가장 큰 이유"로
교사 B씨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교무실로 끌고가서 폭언을 하고
자존심을 끌어내린 모습이 생생하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교사 B씨는
A양과 학생들을 줄지어 세워놓고,

회의록을 찢으며
큰소리로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양은 당시 전교 1등에 학생회장을 맡고
있었고, B씨는 학생회 담당 교사였습니다.

[B교사]
"(회의록을) 그냥 뜯어내고 다시 (작성)하라고
한 겁니다. 담당교사로서 그냥 정당하게
지도를 한 겁니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A양은 처음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고,
등교를 거부했습니다.

[A씨 가족]
"우리 아이가 계속 전교 1등을 했거든요. 6월 그 사건
이후로 연필을 한 번도 안 잡고, 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
1년 동안 (연필에) 손을 하나도 안 댔어요."

이후 A양은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는데,
진료 기록에는,

"나를 싫어하는 교사가 있다,
선생님한테 혼나고 존재 이유가 없어지는
느낌"이라고 진술한 진료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학교 측은 3학년 2학기에 A양을
위기 관리 대상 학생으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교사 B씨의 훈계는
계속됐습니다.

담당 교사는 위기관리 학생인 걸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교사 B씨]
"위기관리위원회 위원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모르고 있었거든요. 폭언은 한 적도 없고, 그냥
잘못한 것에 대해서 지적을 한 것 밖에 없는데...
3년 전에 있었던 일로 학생이
자살을 했다고 하니..."

전문가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은 뒤
극단적 선택까지 이르는 시간이 긴 사례가
더 많다고 지적합니다.

우울증을 앓는 학생은 지적이나 폭언 등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백명재/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지속적으로 장기간 (우울증을) 앓으면서 자살까지
이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우울증이라든지
질환이 있는 분들은 폭언이나 그런 사건들이
들었을 때, 자책, 죄책감 이런 것들이..."

경찰은 학부모의 고발장을 접수해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유나입니다.

◀끝▶
김유나B
동래구 / 금정구 / 부산진구 / 중구 / 동구 / 영도 / 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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