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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사회단독 뉴스

280만명 다녀간 대표관광지... 붕괴위험 E등급 '충격'

◀ 앵커 ▶

오늘은 MBC 단독보도로 시작합니다.

어제 경주에서 발생한 산사태 사고 소식
들으셨을 겁니다.

해빙기를 맞은 지금 특히 급경사지가 많은 부산은
곳곳에 붕괴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산간지역도 아니고
연간 80만명이 다녀가는 부산의 대표 관광지가
붕괴위험이 가장높은 E등급을 받았다면
믿겨 지십니까?

부산시, 지자체 모두 이 사실을 알면서
'부산 안심 관광지'라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김유나, 송광모 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1 ▶

해안 절벽을 따라 옹기종기 들어선 마을.

천 만 관객을 끌어모았던
한 영화의 배경이 되면서,
전국적인 관광지가 된
영도 '흰여울 문화마을'입니다.

상점과 카페, 집들이 늘어선 1km 구간이
바다와 바로 맞닿아있습니다.

[최강석 / 인천광역시]
"오늘 날씨가 흐린데도 불구하고 너무 시원하고 전망이 뻥 뚫려 있으니까 막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되게 예쁘더라고요. 도시 자체가."

그림같은 풍경과는 달리,
이 곳은 상습 붕괴지역입니다.

2011년, 경사면 토사 붕괴사고.

2018년엔 축대 붕괴사고로,
급경사지 상단부 도로 1.7km 구간이
무너지고 균열됐습니다.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주민 (2018년)]
"아이고.. 안 되는 일이지.. (붕괴되면) 너무 무섭지.."

그런데, 취재결과 문제는 더 심각했습니다.

흰여울 문화마을 붕괴 위험도를 조사한
136장짜리 보고서.

2만 7천 165㎡, 마을 전체를
8개 구간으로 나눠,
비가 오지 않는 '건기',
장마철 같은 '우기' 등 3가지 상황을 놓고
붕괴위험을 조사했습니다.

비가 오면, 모든 구간은
안전 기준치를 만족하지 못합니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중심부 2개 구간은
비가 오지 않는 평상시에도
붕괴 위험이 매우 높았습니다.

마을 전체가 붕괴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흰여울 마을 붕괴위험도 조사업체 관계자]
"관련 협회나 단체, 또 정부, 국토해양부에서 나오는 안전율 기준이 있거든요. 그건 기술적 판단에 따라서 조금씩 왔다갔다 할 순 있습니다."

영도구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흰여울 문화마을 전체를
법정 최상위 위험지역인 붕괴위험 'E등급'으로
지정했습니다.

붕괴위험 E등급으로 지정된 전국 28곳 가운데,
7대 특광역시에 위치한 건
부산 흰여울마을이 유일합니다.

[이동은 / 영도구청 도시안전팀장]
"전체적인 흰여울 문화마을 급경사지에 대해서는 온전하게 안전하다고 판단할 순 없는데.. 현재 가장, 제일 위험도가 높은 구간부터 (보강 공사) 실시설계 하고 있습니다."

흰여울 문화마을이 붕괴위험 E등급으로
지정된 건 지난 2020년 2월, 2년이 넘었는데요.
그 기간 동안 부산시와 영도구는 뭘 했을까요?
안전대책보다는 관광객몰이에 집중했습니다.

당장 붕괴사고가 나도 이상할 게 없는
부산 대표 관광지의 실태, 송광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2 ▶

흰여울 문화마을이 자리잡은 지반은, 단단한 암석이 아닌, 퇴적토입니다.


[흰여울마을 붕괴 위험도 조사업체 관계자]

"산위에서 흘러 내려온 흙이 쌓인 것이거든요. 붕적층이 좀 원래 안 좋은 층입니다. 그 위에 이제 마을이 형성되다 보니까.."


바다와 맞닿아 있으면서 잦은 태풍과 폭우에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건 축대와 석축, 옹벽 덕분입니다. 붕괴 위험이 가장 큰 구간에는

콘크리트 벽과 원형 축대가 설치돼 있고, 나머지는 경사면 곳곳에 돌을 끼워넣은 석축이, 쏟아지는 토양을 간신히 견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물들이 설치된 건 무려 40여년 전.

콘크리트 축대는, 여기저기 균열돼 있고.. 토사를 지탱하는 콘크리트 벽은 이미 뼈가 부러진 듯, 뚝 끊어졌습니다.

작은 힘에도 콘크리트 덩어리가 떨어져 나갑니다.


2019년 현장사진과 비교해보니, 균열 부위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토사무게로 인해 균열이 심화되고 있는 겁니다.


[박성호 / 부산시의회 연구위원]

"손이 들어가고 있는데, 5cm, 대략 이렇게 이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균열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형 축대에는 물이 새어나와 굳어버린 '백태 현상'도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박성호/부산시의회 연구위원]

"누수가 되어서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기는 초기 증상이라고 볼 수 있죠."


주택과 상가가 밀집한 곳은

이미 지반이 가라앉고

축대 곳곳에 금이 갔습니다.


석축에서 떨어져나온 돌들이 여기저기 나뒹구는데

그 아래로 관광객들이 유유히 산책을 즐깁니다.

낙석방지 그물망 하나 없습니다.

심지어 붕괴 위험지 한 가운데에

누군가 물을 뿌리며 경작한 흔적까지 있습니다.


[영도구]

"(물이 들어가면 지반이 그만큼 약해지는데..) 아, 예, 예.. 하여튼 뭐.. 아직까진 제가 자세히는.."


'급경사지 재해예방법'은

붕괴위험지역임을 알리는

'적정수'의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마을전체에 설치된 표지판은 단 2개.

심지어 '부산시가 선정한 안심 관광지'라며

홍보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영도 흰여울문화마을을 다녀간

관광객수는 전국에서 270만명에 달합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 끝 ▶

송광모
법원*검찰 / 탐사 / 재난재해 / 노동

"부산MBC 송광모 기자입니다."
김유나B
동래구 / 금정구 / 부산진구 / 중구 / 동구 / 영도 / 해경

"MBC 김유나 기자입니다. 당신의 목소리를 먼저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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