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사회

수요집회 100회..떠도는 부산 위안부 역사


◀ 앵 커 ▶

내일이면 부산에서도
위안부 수요집회 100회차를
맞이합니다.

8년 넘게 부산 시민과 여성단체가
위안부 피해자와 역사를 기억하자는 취지로
매월 한 차례씩 집회를 열어왔는데요.

하지만 이들의 노력과는 정반대로,

부산에 남아있던
위안부 역사 기록물들은 무관심 속에
다른 지역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승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98년, 일본 정부가
위안부 피해 책임을 처음 인정한
이른바 ′관부재판′ 기록물입니다.

이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과 일본을
23차례나 오간 할머니들의 여권부터..

30년 넘은 빛바랜 비행기표까지
보존되어 있습니다.

아픈 역사를 알리고 바로잡겠다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전 모습도 사진으로
남겨졌습니다.

위안부 기록물 양만 5톤 트럭 3대 분량.

현재 창원대학교와 강원대학교에서
기록물 보관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이 기록물들은 2년 전까지
모두 부산 위안부 역사관에 보관되어 있던
자료들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승엽 기자]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료가 전시됐던 역사관 자리에는 현재 새로운 건물이 생기면서 그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습니다"

2004년, 부산 출신 여성운동가였던
故김문숙 선생이 역사관을 세웠지만,
2021년, 김 선생이 작고하면서
운영이 어렵게 된 겁니다.

문제는 위안부 기록물이었습니다.

역사관측은 부산시에 사료를 기증하겠다며
기록물 보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김주현/′민족과 여성′역사관 관장]
"관부재판 판결문만 내놓으라고 하는데 화 안나요?"

부산시는 당시 기록물들이
"역사적 가치가 낮다"고 판단했고,
지원근거도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부산시 관계자]
"김문숙 대표님 (개인)자료들도 많이 가지고 계시거든요. 시 차원에서 위안부 관련 자료로 보관하거나 전시를 한다고 하면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자료하고 개인 활동에 대한 자료가 구분이 돼야 되는(부분이 있다)"

역사관측은 결국 기록물을
디지털화하는 정부 사업에 지원했고,

공모에 당선된 창원대와 강원대로
사료를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주용/창원대학교 학예실장]
"김문숙 선생님이 있어서 관부재판이 일어난 것이고, 또 그 과정에 담긴 사연 깊은 유물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관부재판 결과물만 내놓으라고 하는 것 자체는 정말 잘못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난해 창원대는
부산 위안부 기록물 기획전시도 열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역사적 가치가 낮다는 부산시와는 다르게,
다른 지역에서는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재조명되는 씁쓸한 현실입니다.

MBC뉴스 이승엽입니다.
◀ 끝 ▶

 

 

이승엽

E-mail. homerun@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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