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부산에서는 한 해 평균,
보행자 70여명이 차에 치여 숨지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해마다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그런데, 65세 이상 고령층 보행자의
사망자 비율은 오히려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현장에서 찾아봤습니다.
◀리포트▶
22초.
파란불이 꺼지기 전에 건너야 합니다.
정정해보이는 어르신도 숨이 찹니다.
시간안에 미처 건너가지 못합니다.
영도구의 한 교차로.
이 지점에서만 지난해 5명이
길을 건너다 차량과 오토바이에 치어
중상을 입었습니다.
5명 모두 68살부터 80살사이,
고령층이었습니다.
4개 도로 합류지점엔
차량 신호등, 보행자 신호도 없고
차도는 큰 차, 작은 차가 얼키고 설킵니다.
[택시 운전기사]
"(신호등이) 있으면 편한데 서로 먼저 갈라고 하기도 하고 좀 불편하긴 하죠 (보행자분들 운전할 때 많이 신경이 쓰이겠어요?) 그렇죠, 아무래도."
최근 5년 간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는 343명.
해마다 사망자수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65세 이상 노인보행자 사망비율은
2016년 45%에서 지난해 67%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2019년 12월, 70대 어르신이
승용차에 치어 숨진 곳입니다.
인도가 아닌 차도를 걷다 사고를 당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고 지점에는 사람 1명 밖에 못 지나가는
폭이 좁은 인도가 설치되어 있었고,
당시 어르신은 하수도 정비 공사를 피해,
차도 우측 가장자리를 걷다
승용차에 치인 것입니다.
지금도 1m남짓 좁은 인도를
거동 불편한 어르신들이 불안한 걸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고령 보행자]
"할머니들 전부 다 지팡이 들고, 저기 한 사람 밖에 못 가잖아요. 여기는 뭐 뜯어서 길 넓혀주진 못하고 옛날부터 그대로니까 그냥 그대로 다니는 거야, 옛날부터..."
이번주 취재진이 촬영한
노인 보행자 사망사고 다발지역의 모습입니다.
차량 통행량 많다고 되레 신호등을 없애거나,
보행로인지 차도인지, 사람 반 차량 반.
건설기계가 막아버려 오도가도 못합니다.
부산에서는 지난 2년 동안 200억원을 들여
보행우선도로 17곳을 조성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관광지나 번화가에 집중됐을 뿐입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