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어제(13) 해운대구청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인도와 차도 사이 높낮이 차와
안전 울타리가 없는 보행 환경이
인명피해를 키웠는데요,
사고 현장은 차가 인도에 주정차할 수 있도록
일부러 턱이 낮게 설계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유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노란색 중앙선을 넘어 빠른 속도로 질주합니다.
이어 오토바이와 부딪칠 듯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더니,
그대로 인도로 돌진합니다.
전봇대는 불꽃을 일으키며 뿌리째 뽑히고,
충돌 직후 차량 뒤편에서
등이 밝게 빛납니다.
[김유나 기자]
"사고 차량에서 이곳에서 역주행을 시작한 뒤
100m가량을 다 내달려 인도를 덮쳤습니다."
사고 현장은
차도와 인도 사이 높낮이 차가 없고
안전 울타리 등이 없어 피해가 컸는데,
차가 인도로 올라갈 수 있도록 경계석을
일부러 낮게 설계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20년 보행 환경 개선 사업 회의록.
′인도와 차도 사이 높이 차이가
왜 거의 없냐′는 한 교수의 지적에,
구청은 ′주변 상가 자재 납품 시
차량이 일시 정차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밝혔습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
"한 대 차가 만약에 멈춰버리면 유사시에 차가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 연석이라든지 난간 설치는 좀 어렵겠다..."
구청은 사고 후에도 연석 높임이나
난간 설치는 어렵겠다는 입장.
대신 속도제한 카메라와
철제 차단봉 설치 등
여러 대안을 검토 중입니다.
숨진 보행자 2명을 기리며 사고 현장에
국화꽃을 놓은 한 시민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이영웅 / 해운대구 중동]
"일상생활하시던 분이 그냥 갑작스럽게 돌아가셨으니까
가족분들 마음이 어떨지도 제가 가늠이 안 되고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대책을..."
경찰은 차량과 블랙박스 등 모든 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기고,
차량 결함과 운전 부주의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입니다.
MBC 뉴스 김유나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