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지난 주말, 사상-하단선 지하철 공사 현장
주변 도로에서 또 대형 땅꺼짐 사고가 있었죠.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올해만 8번째, 반복되는 피해에
부산시가 이런저런 사고원인분석들을 내놨는데,
문제는 아직,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겁니다.
조민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차량들이 덜컹거리며 도로를 지나갑니다.
차량 바퀴가 빠지더니,
맞은편에서 우회하던 또 다른 트럭 바퀴도
빠져 한 쪽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이날 생긴 싱크홀 깊이는 8m.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평소 시내버스가 오가는 도로라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김옥근 / 인근 업체 대표]
"우리도 다니다가 빠지면 (어쩌나 싶고.)
사실 큰 차가 저 정도면 만약에 소형차나 승용차 같으면
사람이 생명도 왔다갔다했을 거예요."
지난달 20일에도
같은 도로에서 3.5m 깊이 땅꺼짐이 있었고,
바로 이튿날 또 싱크홀에 차량 1대가
빠지기도 했습니다.
[조민희 기자]
"올해 들어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만 8번째로,
지난해와 합치면 모두 11번에 달합니다."
부산시는 이번 사고가
연약 지반에 폭우, 지하철 공사까지,
여러 요인이 한번에 작용했단 진단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또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박형준 / 부산시장]
"이 주변 지반이 워낙 약하고 또 대형 공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발생할 개연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피해를 막을 방법이
현재로선 명확히 없다는 점입니다.
부산시가 해법으로 언급한 건 ′GPR′,
즉, 지표투과레이더로 전자기파를 땅 밑에 쏴
지반 침하 가능성을 미리 알아챈다는 것.
하지만 지난달 땅꺼짐 이후
부산시는 이미 이 일대에 GPR을 통한
전수조사를 실시했지만, 이번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정진교 /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첨단공학부 교수]
"90% 이상 신뢰도를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1.5M밖에 안 됩니다.
2M, 3M, 4M 내려갈수록 (지반 침하 가능성을)
판별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GPR의 한계가 분명한 가운데,
이를 보완할 3D 장비나 인력확보 등에 대해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근 관로의 상시 점검과 정비 등
이미 앞서 여러 차례 언급된 대책을
다시 내놨을 뿐입니다.
부산교통공사 역시 책임 논란이 일자
지난달 말에야 정확한 원인을 찾겠다며
용역에 착수했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2공구는
사고 뒤에야 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사상-하단선 지하철 공사 완공 시한은
오는 2026년.
아직은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명확한 사고 예방 대책도 없이
반복되는 사고에 시민 불안만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