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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로 노인 보행자 보호... 남은 과제는?

◀기자▶이곳 서면 부전시장 주변은\n지난해 전국에서 노인 보행자 사고가\n가장 많이 일어난 곳입니다.\n\n\′노인보호구역\′이라는 제도가 있지만,\n부산에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없어,\n\n실제 어르신 보행사고가 잦은 곳을\n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도 없었습니다.\n이 같은 지적에 따라, 부산에서도\n\′노인보호구역 조례\′가 만들어 집니다. \n\n그 내용은 무엇이고, 모두가 안전한 \n보행환경을 위한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집어봤습니다.\n\n◀리포트▶\n\n지난 22일, 60대 할머니와 18개월 손녀가\n차에 치여 숨진 팔도시장.\n\n해마다 10건 이상, 노인보행사고가 일어나고 있는 서동 전통시장.\n\n공통점은 \′노인보호구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n도로교통법은 \n지자체 \′조례\′로 사고가 많은 곳을 \n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도록 했지만,\n\n10년이 넘도록 부산에는 \n조례는커녕, 논의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nMBC보도로 문제가 제기되자, 시의회가 \n조례 제정에 착수했습니다.\n핵심은 해마다 실태조사를 통해\n사고가 많은 곳을 노인보호구역으로 \n지정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n\n경고 표시로 주의를 주고, \n시속 30km 이내 주행 등, 반응이 느린 어르신들을 위한 \n\′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갖추게 됩니다.\n\n[고대영 / 부산시의원]\n\"법적인 근거가 없다보니까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데에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전에는 탁상공론식으로 하던 그런 계획들, 그런 정책들이 이제는 부산시가 정말 필요한 그런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n\n과제도 적지 않습니다.\n\n부산에서는 수백 억원을 들여 관광지, 번화가 위주로 \n\′보행자 우선도로\′를 만들고 있지만,\n\n전문가들은, 실제 보행 약자가 자주 다니고 \n사고도 빈번한 이면도로, 생활도로를 개선하는 게\n더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n\n[이환진 / 도로교통공단 안전시설검사부]\n\"보행사고의 대부분이 이면도로에서 발생하고, 그러한 도로들이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도로들입니다. 이런 생활도로들은 개선하는 데에 있어서 크게 예산을 요구하지 않고, 작은 부분 하나를 개선했을 때에도 효과는 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n\n지난 3주간 취재진이 부산을 돌며 촬영한 영상입니다.\n커다란 나무가 교차로 사각지대를 만들고,\n횡단보도 위에선 불법유턴이 계속됩니다.\n\n\′보행자 신호 버튼\′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n안내가 부실해, 무단횡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n\n차에 치이고 깔려, \′사람\′이 숨진 곳에는 \n지금도 불안한 보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n\nMBC뉴스 송광모입니다.\n\n◀끝▶\n

송광모 | 2021-12-30

두 달마다 1.5명... 예견된 ′팔도시장′ 참극

◀기자 ▶\n\n최근 이곳에서는 60대 보행자와\n그 손녀가 차에 치여 숨지는\n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n\n가해 운전자는 80대 고령이었는데요.\n\n그런데 문제는, \n이 지역에서 차주의 나이와 상관 없이\n너무나 많은 교통사고가 나고 있다는 점입니다.\n\n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n\n◀리포트▶\n\n꽃과 과일, \n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가 쌓여 있습니다.\n\n시민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n추모 물결에 동참합니다.\n\n지난 22일 낮 1시, 길을 걷던 60대 할머니와\n18개월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졌습니다.\n\n80대 운전자는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n\n[이경순 / 고령 보행자]\n\"저걸 보니 내가 눈물이 나서.. 저기로 우리가 매일 가야하거든요. 지하철 타는 데가 거기 있잖아. 겁이 나요 이제는.\"\n\n그런데, 이 지역은 과거부터 \n보행자 사고 다발지로 악명 높은 곳이었습니다.\n실제 지난 2016년부터 5년 간 \n팔도시장 주변에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47건, \n두 달에 1.5건꼴입니다.\n\n중상자 12명 중 60%가 60대 이상 보행자였고, \n가해자는 특정연령층과 상관없었습니다.\n\n가해 차량의 68%는 승용차였는데,\n이 구간이, 교통체증이 빈번한 \n인근 간선도로를 피해 가로지를수 있는\n\′지름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n\n[수영팔도시장 보행자]\n\"항상 저기(사고장소)가 위험하더라고.. 짐차고 뭐고 무조건 안 다녀야되겠더라고 여기는.. 막아도 저쪽(간선도로)으로 가도 얼마든지 되거든요.\"\n때문에 도로교통공단이, \n이 팔도시장 골목길을 \n\′노인보행자 사고다발지\′로 지목했지만,\n정작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습니다.\n\n심지어, \n인도 차도 구분도 없고, \n과속 방지턱 하나 없습니다.\n\n[조임례 / 수영팔도시장 상인]\n\"(30년 전과 지금은?) 똑같습니다. (똑같아요?) 네. (차 다니는 것도요?) 전혀 변동 없습니다.\"\n\n관할 구청은 올해 초부터,\n오후 4시부터 3시간 동안 교통안전 인력을 \n집중배치했다고 밝혔지만,\n\n정작 이 시간대에 발생한 중상해 사고는 \n지난 5년간 단 1건이었습니다.\n\n[강성태 / 수영구청장]\n\"(교통안전) 인력을 보강하고 (차량이) 그 앞에서 못 달려오도록 과속방지턱을 넣어야 되겠다는 판단이고.. 나머지 전통시장에도 저희들이 좀 (안전) 시설물 설치를 하려고 (합니다).\"\n\n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가해 차량을 \n국과수에 보내 \′급발진\′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n지자체와 함께 팔도시장 보행환경 개선에\n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n\nMBC뉴스 송광모입니다.\n\n◀끝▶\n

송광모 | 2021-12-28

′사고다발지′ 따로, ′보호구역′ 따로

◀기자▶\n\n어르신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지정된\n이 \′노인보호구역\′에 \n정작 안전시설은 없다는 지적,\n끊이지 않았습니다.\n\n정부가 최근 이 \′노인보호구역\′에\n과속단속카메라와 같은 안전시설을 \n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n\n그런데, 취재진이 조사한 결과,\n부산의 노인보호구역 대부분은\n실제 사고다발지와는 동떨어진 곳에\n설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n\n왜 그런지, 그 이유를 살펴봤습니다.\n\n◀리포트▶\n\n서면의 한 전통시장 주변 도로.\n\n해마다 \′노인보행자 사고다발지\′로\n지정되는 곳입니다.\n65세 이상 보행자 교통사고는 \n최근 5년간 72건 발생했습니다.\n\n중상자 44명.\n\n98%가 운전자의 안전운전 불이행\n무단횡단은 1건뿐이었습니다.\n\n\′노인보행자 사고 다발지\′는\n차량진입 금지조치를 할 수 있는\n\′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n이곳은 빠졌습니다.\n\n[고령 보행자]\n\"노인들이 많으니까 다 다리가 안 좋아, 그러니까 조금 그런 게 있지...\"\n도로교통공단 데이터를 활용해\n지난 3년 간 부산의 노인보행자 사고다발지를\n지도에 그려봤습니다.\n\n모두 187곳, \n해마다 반복 지정되는 곳만 추려보면, \n전통시장 주변과 같이\n고령층 이동이 많은 지역입니다.\n\n그런데, 노인보호구역 86곳과 겹쳐보니,\n대부분 사고다발지와 일치하지 않는게\n한 눈에 드러납니다.\n\n이유는 간단합니다.\n\n요양시설과 복지관 주변에만,\n그것도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n노인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n[부산시 관계자]\n“복지관이라든지 뭐 요양원이라든지 이런 곳에서 신청을 하죠. 선제적으로 저희들이 나가서 이렇게 하는 건 없고...”\n도로교통법은 \n지자체가 자체 조례를 통해\n선제적으로 노인보호구역을 \n지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n\n이미 서울 경기도는 전통시장 주변을,\n특히 제주도는 사고다발지를 \n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n차량 속도제한과 무단횡단 방지시설을 \n설치하고 있습니다.\n[이환진 /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n“초기에 지정한 것들을 보면 산이나 외딴 곳에 다 지정이 되어 있거든요. 요양 전문 병원이라든지.. 실제로 노인 분들이 통행이 많은 장소에 대해서 병원이라든지, 전통시장도 될 수 있지 않습니까? 조례를 지정해서 노인보호구역이 지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n\n부산은 지난 8월, \n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n전국 7개 특광역시 중 처음으로\n\′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습니다.\n\n하지만 노인보행자에 대한 배려는\n빵점 수준입니다.\n\nMBC뉴스 송광모입니다. ◀끝▶

송광모 | 2021-12-12

통계의 이면... 노인 보행死 비율은 ′증가′

◀기자▶\n\n부산에서는 한 해 평균,\n보행자 70여명이 차에 치여 숨지고 있습니다.\n\n이 숫자는 해마다 조금씩 \n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요.\n\n그런데, 65세 이상 고령층 보행자의\n사망자 비율은 오히려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n\n그 이유를, 현장에서 찾아봤습니다.\n\n◀리포트▶\n\n22초.\n\n파란불이 꺼지기 전에 건너야 합니다.\n\n정정해보이는 어르신도 숨이 찹니다.\n\n시간안에 미처 건너가지 못합니다.\n영도구의 한 교차로.\n이 지점에서만 지난해 5명이 \n길을 건너다 차량과 오토바이에 치어\n중상을 입었습니다.\n\n5명 모두 68살부터 80살사이, \n고령층이었습니다.\n\n4개 도로 합류지점엔\n차량 신호등, 보행자 신호도 없고\n차도는 큰 차, 작은 차가 얼키고 설킵니다.\n\n[택시 운전기사]\n\"(신호등이) 있으면 편한데 서로 먼저 갈라고 하기도 하고 좀 불편하긴 하죠 (보행자분들 운전할 때 많이 신경이 쓰이겠어요?) 그렇죠, 아무래도.\"\n\n최근 5년 간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숨진\n보행자는 343명.\n해마다 사망자수가 줄어드는 추세인데,\n\n65세 이상 노인보행자 사망비율은\n2016년 45%에서 지난해 67%로 크게 높아졌습니다.\n2019년 12월, 70대 어르신이 \n승용차에 치어 숨진 곳입니다.\n인도가 아닌 차도를 걷다 사고를 당했는데,\n이유가 있었습니다.\n\n사고 지점에는 사람 1명 밖에 못 지나가는\n폭이 좁은 인도가 설치되어 있었고,\n\n당시 어르신은 하수도 정비 공사를 피해,\n차도 우측 가장자리를 걷다 \n승용차에 치인 것입니다.\n지금도 1m남짓 좁은 인도를\n거동 불편한 어르신들이 불안한 걸음을 \n이어가고 있습니다.\n\n[고령 보행자]\n\"할머니들 전부 다 지팡이 들고, 저기 한 사람 밖에 못 가잖아요. 여기는 뭐 뜯어서 길 넓혀주진 못하고 옛날부터 그대로니까 그냥 그대로 다니는 거야, 옛날부터...\"\n\n이번주 취재진이 촬영한 \n노인 보행자 사망사고 다발지역의 모습입니다.\n차량 통행량 많다고 되레 신호등을 없애거나,\n\n보행로인지 차도인지, 사람 반 차량 반.건설기계가 막아버려 오도가도 못합니다.\n부산에서는 지난 2년 동안 200억원을 들여\n보행우선도로 17곳을 조성했습니다.\n\n하지만 대부분 \n관광지나 번화가에 집중됐을 뿐입니다.\n\nMBC뉴스 송광모입니다.\n◀끝▶

송광모 | 2021-12-09

′보행死′ 57명의 사고 기록 추적

◀기자 ▶\n\n이렇게 보행신호에,\n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위에서 \n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n거의 전부가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는 사실\n전해드렸습니다.\n\n그렇다면 이 사건사고들은 \n실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한 걸까요?\n\n취재진이 분석한 판결문 속에 숨진, \n보행자 57명의 사고 기록을 추적했습니다.\n\n◀리포트▶\n\n횡단보도를 건너려는 30대 여성을,\n우회전하던 22톤 트럭이 치었습니다.\n\n이 여성은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n최근 5년간 부산에서 발생한\n횡단보도 위 사망사건 57건 가운데\n36%는, 이처럼 가해차량이 \n덤프트럭같은 화물차나 시내버스,\n대형차량들이었습니다.\n\n특히 대형차량에 치인 보행자의 70%는\n역과, 즉 차에 치인 뒤 깔리는 2차사고를\n당해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n\n[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n\"(현장 출동) 경험에 의하면 일반 승용차 사고보다는 처참했죠. (화물차) 뒤라든지 앞이라든지 깔고 지나가더라도 크게 느낌이 안 나요, 그 중량이 원체 크기 때문에..\"\n횡단보도 위 교통 사망자 57명의 사고경위를\n분석했습니다.\n\n절반가량이 신호없는 건널목에서\n사고를 당했습니다.\n\n그런데,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사고의 대다수는\n가해차량의 \′회전\′중에 발생했습니다.\n\n2016년과 17년, 여성 2명이 잇따라 사망한 횡단보도.\n신호등 없는 도로에서,\n가해차량이 좌회전한 뒤 보행자를 치었습니다.\n\n[경찰 관계자]\n\"(이런 사고는) 저희들도 참 안타까운데, 진짜 안타깝죠, 그건 피해자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으니까..\"\n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사망사고의 69%는\n이처럼 좌회전, 우회전, 또는 불법유턴을 하다\n발생했습니다.\n\n동래구에서 발생한 사고가 대표적입니다.\n사방에 신호등 하나 없는 횡단보도에서\n2018년 8월, 20대 여성이\n불법유턴하던 승용차에 치어 숨졌습니다.\n\n사고가 곳에는 여전히 신호등도, 유턴금지 팻말도 없어 \n사람들은 횡단보도 위에서 차를 피해다니고 있습니다.\n\n[보행안전도우미]\n\"여기는 횡단보도라서 차를 못 세우잖아요, 무조건 차를 여기에 세워요. 그게 많아요, 택시도 그렇고(택시도 여기서 유턴 많이 하나보네요?) 그렇죠.\"\n\n취재진이 조사한 57명 사망자의 63%는\n거동이 느린 7,80대 어르신들이었습니다.\n\n이들은 약한 충돌에도\n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뼈가 부러져병원에서 \n짧게는 하루, 길게는 반년 넘게 치료받다 고통속에 \n숨졌습니다.\n\nMBC뉴스 송광모입니다.\n◀끝▶

송광모 | 2021-12-08

법규위반 사망사고 97%가 ′집행유예′

◀ 기자 ▶\n\n취재진은 최근 5년 간 부산에서 발생한\n횡단보도 사망사고 판결문 136건을 분석했습니다.\n\n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 68건이\n운전자의 신호위반, 혹은\n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n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경우였습니다.\n\n그런데, 이 사고들의 가해운전자 97%는\n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났습니다.\n\n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n\n◀ 리포트 ▶\n\n지난해 9월, 해운대구의 한 횡단보도를 건너던 \n30대 여성이 4.5톤 지게차에 깔려 숨졌습니다.\n횡단보도는 보행자 신호였지만,\n지게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사고를 낸 겁니다.\n[사고 목격자]\n\"(피해자가) 내일모레 추석이라고 선물용 하나 받아서 들고 가다가.. 그걸 봐서 내가 아파서..\"\n이런 경우, 5년 이하 금고나 \n2천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n하지만, 지게차 운전자는 집행유예로\n풀려났습니다.\n\n심지어 운전자는 사고당시 음주운전 전과로 \n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습니다.\n\n이렇게 누범기간에, \n무고한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고도 \n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는 허다합니다.\n\n지난 5년 간 부산에서 발생한 \n횡단보도 사망사고 판결문 136건을 분석했습니다.\n보행자 신호에 길 건너는 사람을 치었거나,\n신호없는 횡단보도에서 사망사고를 낸 68건을\n추렸습니다.\n\n이 가운데, 실형을 선고 받은 건 단 2명.\n\n나머지 97%는 모두 \′집행유예\′를 \n선고받았습니다.\n이 97%의 집행유예 처분에는,\n교통사고치사죄로 처벌받은 지 2년만에\n또 사망사고를 낸 경우,\n음주운전 벌금형을 받고 누범 기간에\n사망사고를 낸 2명이 포함돼 있습니다.\n법규위반 정도나 사고경위보다는\n\′합의여부\′를 주요 양형기준으로 보는\n관례때문입니다.\n\n[현직 변호사]\n\"피해자 합의가 제일 중요하죠. 교통사고는 증거가 너무 명백해서 죄를 부인하지는 않거든요. 자백하고, 합의하고 이러면 집행유예가 많이 나오죠.\"\n\n때문에 횡단보도로 돌진한 운전자가,\n무단횡단 사고를 낸 운전자보다\n가벼운 처벌을 받는 일이 벌어집니다.\n\n[경찰 관계자]\n\"횡단보도에 신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호를 위반해 보행자 사망사고 냈을 때는 더 엄격할 필요가 있어요. 보험 들어 놓고 했다고, 그런 식으로 하면 사람들이 경각심이 없잖아요.\"\n\n수십년 판례로 굳어진 이런 관행은\n법원조차 부조리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n있습니다.\n\n\"삶을 상실한 망자가 합의금 받았다고 \n처벌을 원치 않을까...\"\n\n횡단보도 사망사고 가해자에게 \n집행유예를 선고한 한 판사가 작성한\n판결문의 내용입니다.\n\nMBC뉴스 송광모입니다.\n◀ 끝 ▶

송광모 | 2021-12-07

일주일 1명 꼴... ′길 걷다 차에 치어 사망′

◀기자▶\n\n343명.\n\n최근 5년간 부산에서 \n길을 걷다 차에 치어 숨진 사람들의 숫자입니다.\n\n일주일에 1명 꼴로 보행자 사망사고가\n발생하고 있는 겁니다.\n\n대부분 보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n심지어 인도를 걸어가다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n\n형사처벌은 약하고 그렇다고 사고다발지역에 대한\n대책도 없습니다.\n\n보행자 교통사망사고 문제, 연속보도하겠습니다.\n먼저 사고현장부터 들여다보겠습니다.\n\n◀리포트▶\n\n2017년 1월, 부산의 한 교차로.\n\n30대 여성이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순간,\n22톤 덤프트럭이 우회전합니다.\n\n녹색 보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이 여성은\n트럭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습니다.\n\n운전자는 신호를 위반했고, \n속도도 줄이지 않았습니다.\n최근 5년 간 부산에서 \n걷다가 차에 치어 숨진 343명의\n사고 장소를 분석했습니다.\n\n191명, 전체의 절반 이상은\n녹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n혹은 이면도로나 인도를 걷다가 \n차에 치여 사망한 무고한 죽음이었습니다.\n\n지금 보시는 사고가 대표적입니다.\n\n달려오던 승합차가 \n길을 건너던 50대 여성을 덮쳤습니다.\n\n놀란 사람들이 도우러 달려왔지만,\n이미 현장에서 숨졌습니다.\n\n[경찰 관계자 (2019년 5월)]\n\"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좌회전하다가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에 통행하던 보행자를...\"\n\n이 사고처럼,\n신호위반이나 중앙선침범같은 중대과실도 문제지만,\n전체 보행자 사망사고의 2/3는\n가해운전자의 \′안전운전 불이행\′이 원인입니다.\n\n운전자의 사소한 부주의가 \n길 가던 사람의 죽음을 부르는 겁니다.\n\n[경찰 관계자]\n\"보이면 멈춰 주는 거, 그게 중요한 거예요. 횡단보도 서행할 의무가 있어요. 외국같은 경우에는 아예 멈췄다가 가잖아, 좌우를 살피고. 신호등 없어도 그렇게 해요.\"\n\n2년 전 60대 남성이 \n화물차에 치여 숨진 횡단보도를\n다시 찾았습니다.\n\n신호등은 여전히 없고,\n차와 사람이 함께 뒤섞입니다.\n\n길을 건너려니 승용차가 \′쌩\′ 지나갑니다.\n\n횡단보도 앞 \′일단 멈춤\′ 원칙은\n지켜지지 않습니다.\n\n[유순옥 / 금정구 서동]\n\"신호등이 여기에, 신호등이 있으면 좋은데 신호등이 없대.. 사람이 좀 많이 지나가면 좀 이제 (차량이) 멈춰주고.\"\n\n올해 부산소방재난본부에 접수된\n보행자 교통사고는 지난 9월까지 천535건.\n\n이 가운데, 길을 가다 차에 치이고 깔려 \n\′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진 보행자가 \n벌써 40명을 넘었습니다.\n\nMBC뉴스 송광모입니다.\n\n◀ 끝 ▶

송광모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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